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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슈]대학 캠퍼스 폐기물 관리, 행정 지원과 학생 참여가 함께 실현돼야

2022-05-02

대학 캠퍼스 폐기물 관리, 행정 지원과 학생 참여가 함께 실현돼야

 

정책연구팀 서희원 연구원

 

작년 COP26에서 우리나라는 ‘청년 기후 서밋’ 정례화를 제안했다. 국제사회에서도 MZ세대로 축약되는 미래 세대야 말로 자신들의 미래와 기후위기는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시도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조성을 위한 MZ회담을 열고 15개 대학 환경동아리 청년들과 1회용 쓰레기 줄이기 등 캠퍼스 자원순환을 촉구하는 아이디어 논의의 장을 가졌다.


해외의 경우 캐나다는 2016년부터 탄소중립학교를 만들어 2030년까지 학교 온실가스 80% 감축에 도전하고 있고, 2015년 파리협약이 체결되었던 프랑스에서는 고3 국가 이슈 수업으로 자연사, 사회과학과 기후위기 교육, 미래에너지 3가지를 학습하고 있다. 국내 대학도 최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지만 환경 선진국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기후 행동 하나가 일생 전주기를 걸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과 연대를 통해 환경감수성을 기르고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레 발현된다는 차이가 있다.

 

기후변화센터도 국내 대학의 탄소중립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연구기관과 함께 폐기물 관리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를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분리배출과 수거 시스템 구축이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발견했다.  고려대 학생 및 교직원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서도 60%가 재활용을 하고 있지 않으며 그중 71.6%는 분리배출함(재활용)을 찾을 수 없고, 11.1%는 청소 미화부가 알아서 처리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재활용 실천 의지가 있음에도 교내에 관련 시스템이 없고, 그 대신 청소 미화부가 대신 처리해주기 때문에 배출자는 쓰레기를 배출하고 난 후의 과정을 인지하지 못하고 결국 자원순환의 중요성과 환경감수성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되는 대학 내 발생 쓰레기는 배출하게 되면 수집운반업체를 통해 민간 재활용, 소각, 매립 등 시설에서 처리하도록 폐기물 관리 제도가 되어 있다. 또한 이 사업장폐기물의 배출, 운반, 최종처리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IT기반의 ‘올바로시스템(폐기물종합관리시스템)’에 관련 데이터를 등록하게 되어 있다.

 

고려대의 경우 청소 미화부가 수거, 운반한 폐기물을 위탁처리업체가 인계, 선별해 재활용가능자원을 분리수거하고 있다. 그 결과 고려대 폐기물의 배출부터 최종처리까지의 데이터는 모두 위탁처리업체를 통해 전산처리 및 보고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필수 과제가 된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자가진단이 필요한데 이를 외부 업체의 결과 데이터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학의 본질적 존재 의미를 미루어 보아 폐기물을 단순히 배출하는 행위에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자원순환 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인식제고 활동, 교육, 연구 등을 위해서라도 대학 차원의 폐기물 데이터에 대한 밀접한 관여가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현행 재활용 개선점에서 79.2%는 분리배출 수거함 확대, 15.4%는 제도개선과 홍보(인식개선 교육 > 재활용 참여 디자인 강화 > 분리배출함 위치 홍보 > 주도적인 분리배출 관리와 투명한 공개), 5.4%는 전문인력 고용 등 기타 순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가장 먼저 재활용 되어야 하는 재질로는 플라스틱이 58%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단순히 쓰레기통을 늘려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폐기물 관리가 쉽지 않은 이유는 사업장에서는 폐기물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과 인력 부담이 있어 일명 ‘가성비’ 좋은 방법으로 위탁처리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쓰레기통을 늘린다는 것은 청소 미화원의 업무 가 가중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인건비와 근무 피로도 상승으로 이어져 실무자에게도 부담이 된다.


자연 친화적이면서 경제성을 살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2016년 ‘순환도시가 되기 위한 7가지 가이드’를 제시했고 그중 3번째는 ‘지역 화폐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며 5번째는 ‘혁신 비즈니스 모델’이다. EU도 ‘순환경제’를 법제화 하며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설계 적용과 관련 일자리 창출을 실현했다. 우리 정부도 국내 폐자원의 순환경제를 위해 작년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해 국나 폐플라스틱 활용과 경제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제 폐기물 관리는 환경 정화 활동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ESG경영과 Taxonomy 등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는 국내외 기업, 연구기관 등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결국 폐기물을 경제성을 갖춘 자원으로 바라보고 이를 수집, 활용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주체가 탄소중립 사회에서 선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폐기물 관리의 필요성을 대학 총무팀, 안전팀 등 실무자뿐만 아니라 대학의 경영진에서 인지하고 주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즉 ESG에서 E를 위해서는 G의 미래세대를 위한 진심어린 이행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관련 활동과 결과가 대학 내에 반영될 때 그게 바로 MZ가 특징을 반영한 캠퍼스가 되는 것이다.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서도 현행 법상 다양한 형태의 사업장을 고려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폐기물 관리법, 자원순환기본법 등을 미래 세대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해당 지자체가 독립적으로 유관 부처와 함께 폐기물 관리 및 처리 가이드, 모범 행정수행 인센티브, 혁신 비즈니스 육성 등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더욱 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의 주인인 학생도 이러한 제도 변화와 학교 지원을 적극 활용해 졸업 이후에도 사회인, 경제인으로서 솔선수범하여 대한민국이 환경 선진국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의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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