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관련 주요 이슈와
글로벌 동향, 국내외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개도국협력팀 전서희 팀장
지난 6일 새벽 4시 17분경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 내륙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하였다. 구조 작업은 추위와 폭설로 난항을 겪고 있으며, 도로와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피난민들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는 지진이 발생한지 일주일 만인 12일 기준 3만 3천 명을 넘어섰다. 최근 20년 동안 발생한 지진 피해 가운데 여섯 번째로 큰 규모이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 the Disaster and Emergency Management Authority)은 이날 이번 지진으로 숨진 이가 2만 9,605명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시리아 쪽 사망자 수 3,574명을 합하면 총 사망자수는 3만 3,179명이다. 사망자가 끊임없이 나오면서 사망자 예측 수치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The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은 24%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사망자가 1만~10만 명일 확률도 30%에서 35%로 상향하였다.
그림1. 6일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앞에 파손된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출처: AP연합뉴스 제공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자연재해로 폭염, 가뭄, 홍수, 혹한, 태풍 등의 극한 기상 현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지진은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과 과정에 의해 발생하는데,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10개의 움직이는 판 경계부의 압축력이 내부로 전달되면서 지각 속 단층에 작용하는 힘이 서서히 증가해 외부에서 조금만 자극이 가해져도 단층이 붕괴되어 지진이 발생한다. 여기에 조그마한 힘 중 하나가 지하수이다. 땅 속 지하수의 압력이 증가하면 암석에 생긴 미세한 균열 틈으로 스며들어 암석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단층면들 사이에 윤활작용을 해 지진을 촉발한다. 지하수의 지진 촉발 효과는 1969년~1973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지하수 주입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지하수 주입량에 비례해 지진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비가 오는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하수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결국 지진 발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매해 강우로부터 생긴 지하수는 지각에 쌓여가는 힘을 적당히 풀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와 나사(NASA)의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게 되면 지각에 작용하는 하중이 줄면서 하부의 응력을 해소하기 위한 지진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고 하였다. 결국 지하수 양의 급격한 변화는 지진 발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림2. 시리아 알레포 시의 건물 붕괴현장 출처: AP뉴시스 제공
그리고 기후변화는 2차 재난 피해를 늘릴 수 있다. 2차 재난이란 지진이 발생한 후, 복구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피해를 말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길어진 한파로 인해 튀르키예 지진 생존자들은 2차 재난에 직면하였다. 지진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은 혹독한 날씨 속 몸을 녹일 곳을 찾아 임시 대피소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또한, 얼어붙은 거리로 차량 및 구조장비의 통행이 원활하지 않아 구조 작업도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튀르키예의 강추위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며, 생존자들을 구출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 생존 ‘골든타임’이 단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튀르키예는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튀르키예 강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을 약 40억달러(약 5조원)로 추산하면서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대기나 바다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구 표면인 지각에도 큰 영향을 준다. 지구는 전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진횟수와 규모의 증가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대사회가 하나의 인터넷 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기후변화 시대 속에서는 하나의 피해가 하나의 피해로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시대 속에서 각 국의 상호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이다. 이에 세계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지진의 규모와 횟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참고문헌
WHO"튀르키예 지진 사망 최대 2만명 가능성 우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8389, 동아사이언스, 윤영혜 기자, 2023.02.07
사상자 1000여 명' 튀르키예 지진…"아나톨리안 단층대가 원인",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8374, 동아사이언스, 이영애 기자, 2023.02.06.
20년, 자연재해 1.7배 늘었다,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65542.html, 미래&과학, 이근영 기자, 2022.01.04.
튀르키예 지진’ 사망 3만3천명 넘어…전염병 등 2차 재난 위기,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79411.html, 한겨레, 김미향 기자, 2022.02.13.
수 역대 5번째... 튀르키예 지진 '비극의 기록' 새로 썼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1316510004167, 한국일보, 조아름 기자, 2023.02.13.
이전글 | [이달의 이슈] 기후변화와 부적응 |
---|---|
다음글 | [이달의 이슈] RE100의 의미와 현재 |